마지막으로 또 하나의 유게를 남기고 마침내 입멸을 한다. 법해가 중요한 제자임이 여기서 다시 분명해진다. 법해가 중요함은 육조단경 그것이 중요한 것으로 된다. 유게 가운데에서 자기 부처가 참부처라는 한 구절이 주목된다. 육조 사상의 요지라 말할 수 있다.
법해가 또 대사에게 물었다.
"대사께서 이제 가시면 어떤 가르침을 남기시어, 후대 사람들로 하여금 어떻게 부처를 보게 하시렵니까?"
육조가 말했다.
"그대들은 들으라. 후대의 미혹한 사람들이 다만 중생을 바로 알면, 곧 능히 부처를 보게 되리라. 만일 중생을 바로 알지 못하면, 부처 찾기를 만 겁을 하더라도 볼 수는 없을 것이니라. 내 지금 그대들로 하여금 중생을 바로 알아 부처를 보게끔, 다시 '참부처를 보는 해탈의 노래'를 남기리니, 미혹하면 곧 부처를 보지 못하나, 깨달으면 바로 보게 되느니라."
법해가 여쭈었다.
"법해는 듣기를 바라오며, 대대로 전해 영원히 끊어지지 않게 하겠습니다."
육조가 말했다.
"그대들은 들으라. 내 그대들을 위해 말하리라. 후대 세상 사람들이 만일 부처를 찾고자 하거든, 다만 자기 마음 속의 중생을 알게 하라. 그러면 능히 부처를 볼 수 있을 것이니, 본래 중생과 인연이 있음으로 해서 있는 것이니 중생을 떠나서는 부처의 마음도 없느니라."
미혹하면 곧 부처도 중생이요
깨치면 곧 중생도 부처니라
어리석으면 부처도 중생이요
지혜로우면 중생도 부처니라
마음이 험악하면 부처도 중생이요
마음 평정하면 중생도 부처니라
한평생 만약 마음이 험하면
부처는 중생 속에 있도다
한 생각 깨달아 마음 평정하면
곧 중생 스스로 부처이며
내 마음에 스스로 부처가 있음이라
자기 부처가 참부처이니
내게 만일 불심이 없다면
어느 곳을 향해 부처를 구하리요
대사가 말했다.
"여러 제자들이여, 잘 있으라. 내가 게송 하나를 남기리니, 자성진불해탈송이라 하느니라. 뒷날 미혹한 사람이 이 게송의 뜻을 들으면, 자기 마음 자기 성품의 참부처를 보리라. 그대들에게 이 게송을 주고, 그대들과 작별하리라."
게송을 말하였다.
진여의 깨끗한 성품이 참부처요
그릇된 견해의 삼독은 참악마니라
그릇된 견해의 사람은 마귀가 집에 있고
바른 견해의 사람은 부처가 곧 찾아오리라
자성 가운데의 그릇된 견해로 삼독을 낳으면
곧 마왕이 와서 집에 머물고
바르게 생각하면 문득 삼독의 마음이 없어져
마귀는 변해 부처가 되나니 참되어 거짓이 없도다
화신과 보신과 정신이여
삼신은 원래 한몸이니
만일 자신에서 스스로 깨달음을 찾는다면
곧 이것이 부처의 깨달음을 얻는 씨앗이니라
본래 화신에서 깨끗한 성품이 나오니
깨끗한 성품은 항상 화신 속에 있고
성품이 화신으로 하여금 바른 길로 가게 하면
마땅히 장차 원만해져 참됨은 무궁하리라
음욕의 성품은 본래 몸의 깨끗함의 씨앗이니
음욕을 없애면 곧 깨끗한 성품의 몸도 없느니라
다만 성품 가운데 스스로 오욕을 떠나면
찰나에 성품을 깨치니 이것이 바로 참이니라
금생에 만일 돈교의 법문을 깨달으면
깨닫는 즉시 눈 앞에 세존을 보리라
만일 점차로 수행하여 부처를 찾고자 한다면
어디서 참됨을 구할지 모르겠노라
만일 능히 자신 속에 스스로 참됨이 있다면
참됨이 있음이 곧 성불하는 씨앗이니라
스스로 참됨을 구하지 않고 밖으로 부처를 찾는다면
가서 찾는 모두가 크게 어리석은 사람이로다
돈교의 법문을 이제 이미 남겼노라
세상 사람을 건지려 하거늘 모름지기 스스로 닦으라
이제 세간의 도 배우는 사람에게 이르노니
이러한 가르침에 의하지 않으면 실로 부질없는 일이로다
대사는 게송을 다 마치자, 마침내 제자들에게 일렀다.
"그대들은 잘 있으라. 이제 그대들과 헤어지련다. 내가 가 버린 뒤에 세속의 인정으로 슬피 울거나, 사람들의 조문과 돈과 비단 같은 것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하라. 상복을 입지 말라. 그런 짓은 곧 부처의 가르침이 아니며 내 제자가 아니니라. 내가 살아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다 같이 단정히 앉아, 다만 움직임도 없고 고요함도 없으며, 생겨남도 없고 없어짐도 없으며, 감도 없고 옴도 없으며, 옳음도 없고 그름도 없으며, 머무름도 없고 다님도 없이, 탄연하게 고요히 있으면 이것이 곧 큰 도이니라. 내가 간 뒤, 다만 가르침에 의지하여 수행하면, 내가 있을 때와 마찬가지이나, 내가 세상에 있더라도 그대들이 가르침을 어기면 내가 있은들 유익한 것이 없느니라."
대사는 이렇게 말을 다 마치고, 밤 삼경에 이르러 조용히 돌아가시니, 대사의 춘추는 일흔여섯이었다.
대사가 멸도한 날, 절 안에 기이한 향기가 가득하여 며칠을 지나도 흩어지지 않았다. 산이 무너지고 땅이 흔들리며, 숲의 나무는 말라 하얗게 변하고, 해와 달은 광채가 없고, 바람과 구름도 옛날 모습이 아니었다. 8월 3일 멸도하여, 11월에 이르러, 화상의 신좌를 조계산으로 맞아 장사를 지내니, 용감 안에서 흰 빛이 나타나 곧바로 하늘로 솟아오르다가 이틀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흩어졌다. 소주 자사 위거가 비를 세우고, 사람들은 지금까지 공양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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