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회는 육조 문하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혜능이 입멸할 때를 당해, 죽은 뒤 20년에 걸친 신회의 활동을 예언하는 대목과 함께, 여기에 있는 신회의 입문 이야기는, 혜능과 그와의 깊은 신뢰 관계를 분명히 하고 있다. 다만 입문 당초부터 신회가 지견을 문제삼는 것은, 옛날에 있었던 그의 주장을 소급시킨 것으로, 사실은 신회에 관계되는 기사가 모두 하나의 의도 밑에 정리되어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신회는 육조 문하의 대표이기보다, 어쩌면 유일한 실재 인물일는지도 모른다.
또 한 스님이 있었는데 이름이 신회이며 남양 사람이었다. 조계산으로 와서 예배하고 물었다.
"화상께선 좌선하실 때 보십니까, 보지 않으십니까?"
대사는 일어나 세 차례 신회를 때리고 도리어 신회에게 물었다.
"내가 그대를 때렸는데 아프냐 안 아프냐?"
신회가 대답했다.
"아프기도 하고 안 아프기도 합니다."
육조가 말했다.
"나도 또 보기도 하고 보지 않기도 하느니라."
신회가 여쭈었다.
"어떻게 보기도 하고 보지 않기도 합니까?"
대사가 말했다.
"내가 본다고 하는 것은 항상 나의 허물을 보는 것이다. 그래서 본다고 말하는 것이며, 또 보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하늘과 땅과 사람의 허물과 죄를 보지 않는 것이니, 그런 까닭에 보기도 하고 보지 않기도 하는 것이니라. 그대가 아프기도 하고 아프지 않기도 하다 했는데 어떤 것인가?"
신회가 대답했다.
"만일 아프지 않다면 곧 감각이 없는 목석과 같고, 만일 아프다면 곧 범부와 같아서 곧 원한을 일으킬 것입니다."
대사가 말했다.
"신회여, 아까 말한 본다는 것과 보지 않는다는 것은 곧 양변이요, 아픔과 아프지 않음은 곧 생멸이니라. 그대는 자기 본성을 보지 못하면서 감히 와서 사람을 희롱하려 하는가?"
신회는 예배하고 다시는 더 말하지 않았다.
대사가 말했다.
"그대는 마음이 미혹하여 자성을 보지 못하면, 선지식에게 물어서 길을 찾으라. 그대 마음 속으로 깨달아 스스로 자성을 보게 되면 가르침을 따라 닦고 행하라. 그대 스스로 미혹하여 자기 마음을 보지 못하면서 도리어 혜능의 보고 보지 않음을 묻는가? 내가 보는 것은 내 스스로 아는 것이라 그대의 미혹함을 대신할 수 없느니라. 그대가 스스로 본다면, 나의 미혹함을 대신하겠는가. 어찌하여 스스로 닦지 아니하고 나에게 보고 보지 않음을 묻는가?"
신회는 일어나 절하고 곧 제자가 되어 조계 산중을 떠나지 않고 항상 좌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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