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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육조단경] 십대 제자와 입멸

 

 

 대사는 드디어 제자인 법해 지성 법달 지상 지통 지철 지도 법진 법여 신회를 불렀다.

 대사는 말했다.

 "그대들 열 제자들은 가까이 오라. 그대들은 다른 사람과는 같지 않으니, 내가 멸도한 뒤에 그대들은 각각 한 지법의 지도자가 될 것이니라. 그러니 나는 그대들로 하여금 설법할 때에 근본 종지를 잃지 않도록, 삼과법문과 동용삼십육대와 출몰즉리양변을 들어 말하리라.

 모든 설법에 있어서 성품과 모양을 떠나지 말아라. 만일 사람이 있어 법을 묻거든, 말을 다 쌍으로 해서 모두 대법을 취하여, 오가는 것이 서로 인연한 것이니 필경에는 두 가지 법을 다 없애고 다시 가는 곳마저 없게 하라.

 삼과법문이란 음 계 입이다. 음은 곧 오음이요, 계는 곧 십팔계요, 입은 곧 십이입이니라.

 무엇을 오음이라 하는가. 색음 수음 상음 행음 식음이 그것이니라.

 무엇을 십팔계라 하는가. 육진 육문 육식이니라.

 무엇을 십이입이라 하는가. 밖에 있는 육진과 안에 있는 육문이니라.

 무엇을 육진이라 하는가. 색 성 향 미 촉 법이 이것이니라.

 무엇을 육문이라 하는가. 안 이 비 설 신 의가 그것이니라.

 법의 성품이 육식인 안식 이식 비식 설식 신식 의식의 육신과 육문 육진을 일으키고 자기 본성은 만법을 포함하니, 이름하여 함장식이라 하느니라. 생각하여 헤아리면 곧 식이 작용하여 육식이 생겨 육문으로 나와 육진을 보니, 이것이 3x6=18이 된다.

 자기 본성이 바르지 못하기 때문에 열여덟 가지 잘못을 일으키게 되고, 자기 본성이 바르면 열여덟 가지도 바르게 되느니라. 악하게 움직이면 곧 중생이고, 선하게 작용하면 곧 부처이니라.

 작용은 어떤 것들에 의하는가. 자기 본성의 대법에 의하느니라.

 바깥 경계인 무정에 다섯 대법이 있으니, 하늘은 땅과 대하고, 해는 달과 대하고, 어둠은 밝음에 대하고, 음은 양에 대하고, 물은 불에 대한다.

 어언과 법상의 대법에는 열두 가지가 있으니 유위무위는 유색무색과 대하고, 유상은 무상에 대하고, 유루는 무루에 대하고, 색은 공과 대하고, 동은 정과 대하고, 청은 탁과 대하고, 범은 성과 대하고, 승은 속과 대하고, 노는 소와 대하고, 대는 소와 대하고, 장은 단과 대하고, 고는 하와 대하느니라.

 자기 본성이 일으켜 작용하는 대법에는 열아홉 가지가 있으니, 사는 정과 대하고, 치는 혜와 대하고, 우는 지와 대하고, 난은 정과 대하고, 계는 비와 대하고, 직은 곡과 대하고, 실은 허와 대하고, 험함은 평탄함과 대하고, 번뇌는 보리와 대하고, 자비는 해침과 대하고, 희는 진과 대하고, 사는 간에 대하고, 진은 퇴에 대하고, 생은 멸에 대하고, 상은 무상과 대하고, 법신은 색신과 대하고, 화신은 보신과 대하고, 본체는 작용과 대하고, 성은 상과 대하니라.

 유정 무정의 대법인 어언과 법상에 열두 가지 대법이 있고, 바깥 경계의 무정에 다섯 가지 대법이 있고, 자기 본성을 일으켜 작용하는데 열아홉 가지의 대법이 있어 도합 삼십육 가지 대법을 이루니라.

 이 삼십육 대법을 잘 응용하면, 일체의 경전에 통달하고 나타나고 사라지고, 따르고 떨어지는 것 양변을 떠나니라.

 어떤 것이 자성기용인가. 삼십육 대법이 사람의 언어와 함께하나, 밖에 나와서는 상에서 상을 떠나고, 안에 들어가서는 공에서 공을 떠나니, 공에 집착하면 다만 무명만 기르고, 상에 집착하면 다만 사견만 기르느니라.

 더러 법을 헐뜯는 사람은 단지 문자를 쓰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이미 문자를 쓰지 않는다고 말하는 한 그 사람은 말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니, 언어가 곧 문자이기 때문이다.

 자기 본성에 대하여 공이라 말하지만, 바로 말하자면 본성은 공이 아니니 미혹하여 스스로 현혹됨은 말들이 바르지 못한 까닭이니라. 어둠은 스스로 어둡지 아니하나, 밝음이 있기 때문에 어두운 것이니라. 어둠은 스스로 어두운 것이 아니라, 밝음으로써 어둠을 바꾸고, 어둠으로써 밝음이 나타나며, 오가는 것이 서로 인연한 것이다. 삼십육 대법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대사는 열 제자에게 말했다.

 "앞으로 법을 전하되 서로가 번갈아 단경 한 권을 가르쳐 주어 본래의 종지를 잃지 않게 하라. 단경을 이어받지 못한 사람은 나의 종지가 아니니라. 지금 다 얻었으니 대대로 유포하여 행하게 하라. 단경을 얻은 사람은 내게 친히 가르침을 받은 것과 같으니라."

 

 열 명의 스님들이 가르침을 다 받아 베껴 써서 대대로 널리 퍼지게 하였으니, 이를 얻은 사람은 반드시 견성을 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