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의 진리는 자신 속에 있다
불법의 진리는 자신의 생각 여하에 있다. 자기가 깨닫는 것 이외에 불법은 없다. 그것을 깨닫기 위해 경전이 있고 스승이 있다. 그러나 자기 이외에 스승이나 경전은 어디까지나 제2차적이다. 참다운 스승, 참다운 경전은 바로 안에 있는 자기 자신이다. 스스로 깨친 사람은 밖에 있는 스승이 필요치 않다. 혜능은 홍인 밑에서 깨달은 자기의 경험을 추억하여, 자기 설법을 듣고 있는 제자들 가운데, 언제나 참다운 혜능이 있다고 외친다. 참으로 자기를 보는 사람은 언제나 혜능과 함께 있다. 늘 혜능과 같이 있으면서 참다운 혜능을 만나보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그것은 일찍이 불타가 입멸할 때 제자들에게 한 말과 같은 취지인데, 자기 진심에서 그 같은 것을 호소하고 있는 것은 역시 혜능이 처음일 것이다. 혜능은 여기서 사람들에게 무상의 노래를 주어 작별함으로써 한 차례 설법을 끝맺는다.
"선지식들이여, 내가 홍인화상 처소에서 한 번 듣고 그 말끝에 크게 깨달아, 단번에 진여의 본성을 보았느니라. 그래서 이 가르침을 뒷세상에 유통시켜, 도를 배우는 사람들로 하여금 단번에 보리를 깨달아서 각기 스스로 마음을 보아 자기 본성을 단번에 깨닫게 하는 것이니라.
만일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모름지기 큰 선지식의 지도를 받아 자성을 볼 것이니라.
어떤 것을 큰 선지식이라 하는가.
최상승 법을 깨달아 바른 길을 올바로 가리키는 것이 바로 큰 선지식이며 또한 바로 큰 인연이니라.
이른바 교화하고 지도하여 부처를 보게 하는 것이니, 모든 착한 가르침은 모두 큰 선지식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삼세의 모든 부처님이나 십이부의 경전도 또한 사람의 성품 속에 본래 갖춰져 있다고 할지라도, 스스로 능히 자성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모름지기 선지식의 지도를 받아 자성을 볼지니라.
만일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사람은 밖으로 선지식에 의지하지 않으며, 밖으로 선지식을 찾는 일에 얽매여 해탈을 얻기를 바라는 것은 곧 도리에 맞지 않는 일이다. 자기 마음 속에 있는 선지식을 알면 곧 해탈을 얻느니라. 만일 자기 마음이 삿되고 미혹하여 망념으로 전도하면 밖의 선지식이 가르쳐 준다 하여도 스스로 깨달을 수 없으니, 마땅히 반야를 일으켜 관조해야 한다. 찰나 사이에 망념이 모두 없어지면 이것이 바로 선지식이며, 한 번 깨달음에 곧 부처를 아느니라.
자기 본성의 심지를 지혜로써 관조하면, 안팎이 훤히 밝아 자기 본심을 알게 된다. 만일 본심을 알면 곧 이것이 해탈이요, 이미 해탈을 얻으면 곧 이것이 반야삼매요, 반야삼매를 깨달으면 곧 이것이 무념이니라.
무엇을 무념이라 하는가.
무념이란 모든 법을 보되 모든 법에 집착하지 않으며, 모든 곳에 두루 걸쳐 있으면서 그 모든 곳에 집착하지 않고, 항상 자기 본성을 깨끗이 하여 육적들로 하여금 여섯 문으로 쫓아내고, 육진 속을 떠나지 않은 채 물들지 않으며, 오가는 것이 자유로운 것이니, 이것이 곧 반야삼매이며 자재해탈로써 무념행이라고 이름하느니라.
아무것도 생각지 않음으로써 늘 생각을 끊어지도록 하지 말 것이며, 이는 곧 가르침에 얽매이는 것이니, 이것을 변견이라고 부른다.
무념법을 깨달은 사람은 만법에 두루 통하고, 무념법을 깨달은 사람은 모든 부처님의 경계를 보며, 무념의 돈법을 깨달은 사람은 부처의 경지에 이르니라.
선지식들이여, 뒷날 내 가르침을 얻은 사람은, 항상 내 법신이 그대들의 좌우를 떠나지 않음을 볼 것이다. 선지식들이여, 그대들은 이 돈교의 법문을 가지고 다같이 알고 다같이 행하여 서원을 세우고 받아지니되 부처님 섬기듯이 하고, 평생토록 받아 지녀 게을리하지 않는 사람은 성인의 지위에 이르게 될 것이니라.
그러나 꼭 전수해야 할 때에는 예부터 말없이 가르침을 부촉하여 큰 서원을 세워 깨달음의 길에서 물러나지 않았으니, 곧 반드시 법을 부촉할 것이니라.
만일 견해가 다르고 뜻과 서원이 없다면, 곳곳마다 망령되게 선전하여 앞사람을 해칠 뿐으로 결국에는 유익함이 없느니라. 만일 만나는 사람이 잘 알아듣지 못하여 이 법문을 소홀히 하면, 백 겁 만 겁, 천 번 다시 태어나도 부처의 종자는 끊어지고 말 것이니라."
대사는 말했다.
"선지식들이여, 나의 무상송을 들으라. 그대들 미혹한 사람들의 죄를 없애 줄 것이니, 이것을 또한 멸죄송이라고도 하느니라.
그 게송은 이렇다.
어리석은 사람은 복은 닦고 도는 닦지 않으면서
복을 닦는 것을 일러 도라고 말한다
보시 공양해서 복이 끝이 없더라도
마음 속의 삼업은 원래대로 있다
만일 복을 닦는 것으로써 죄를 없애고자 하면
뒷세상에서 복은 얻으나 죄는 어쩔 수 없도다
능히 마음 속의 죄의 인연을 없앰을 안다면
저마다 자기 본성 속의 참된 참회이니라
만일 대승의 참된 참회를 깨닫게 되면
삿됨을 없애고 바름을 행하여 죄 없어지리라
도를 배우는 사람이 자성을 관조하면
바로 깨달은 사람과 서로 같으니라
대사께서 이 돈교를 전하심은
배우는 사람과 함께 한몸 되기를 바라서이니라
만일 장차 본래의 몸을 찾고자 하면
삼독의 악한 인연을 마음 속에서 씻어 내라
힘써 도를 닦되 한가로이 지내지 말며
어느덧 한세상 헛되이 끝나 버리리라
만일 돈교의 대승법을 만나거든
삼가 합장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구하라
대사께서 설법을 마치니 위사군과 관료와 스님, 도사들과 속인들의 찬탄하는 말이 그치지 않았으며, 일찍이 들어 보지 못한 일이라고 하였다.
'경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육조단경] 법달의 입문 (0) | 2021.01.08 |
---|---|
[육조단경] 참공덕과 극락세계를 밝히다 (0) | 2021.01.05 |
[육조단경] 마하반야바라밀법을 설하다 (0) | 2021.01.02 |
[육조단경] 자성의 삼신불에 귀의하다 (0) | 2020.12.30 |
[육조단경] 참다운 참선의 가르침 (0) | 2020.1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