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가. 당신에겐 매일 먼 곳과 가까운 곳이 생기고
나는 자꾸 일치하는 밤
그것을 음악에게 요구할 수 있나?
신축 건물 옥상의 다른 연주법
반음계가 어긋난 교차로
죽은 사람의 귀에서 태어나는 수천 개의 옥타브
밤은 언제나 하나씩의 방이었지.
누가 그 방에서 옷을 갈아입은 뒤
음악이 되어 나왔다.
그는 명령을 모르고
작은 동물들의 직감을 닮았고
예측할 수 없는 맥박을 지녔지만
지금은 옥상에서 보이는 모든 것
조금 더 불가능한 바로 그것
그것을 음악에게 요구할 수 있나?
살인자가 음악을 이해하고
독재자가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 속에서 지금 누가 죽어간다는 것
리드미컬하게 다가오는 건 언제나
가까운 곳과 먼 곳이 바뀐다는 뜻
이제 가능해진다는 뜻
자정의 옥상에 서서
불빛들을 하나하나
세어보는 방식으로
도미솔이라든가 솔시레 같은 것으로만 존재하는
이 무수한 허공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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