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튀어나오지 않은 곳과 튀어나온 곳이 있는데 아차,
넘어지려는 순간
나는 잠처럼 완전히 흩어지지 못하고
목적지처럼 자꾸 멀어지지 못하고
그저 조금 기울어진 채
이상한 마음으로 생활을 했다.
무언가 어긋난 꿈을 꾸었다.
진지하게 자살을 상상한 뒤에 또
널 만나서 웃었다.
여기서부터 저기까지라면 길이나 부피도 있고
인생이라는 것도 있을 텐데
어째서 이곳은 높이만 존재하는가?
나는 심지어 기울어지지도 않았다.
나는 완전히 세계에 포함된 것이다.
외로운 역사가 시작될 것이다.
드디어 이곳에서
발끝에서
무너지지 않는 각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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