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 늘어선 관목들이 묘비 같다
아니 그렇지 않아도
내게 다정한 아이들은 아이들이 아니게 될 것이다
물품보관함이 있다 사람들은 가방을 넣고 동전을 넣는다
동전과 가방을 되돌려 받을 것이다
거기서 내려와라
하늘을 향해
열차는 올라가고
즐거운 비명소리 들린다
나는 여기서 나무의 학명을 읽는다 이것은 가문비나무입니다 층층나무입니다 그렇다 해도
조로한 나무를 구별할 수 없엇다 그것은 나무들 사이에서 나무의 평균 나이를 알 수 없게 만든다 그러나
우리는 나무들의 평균 나이가 궁금하지 않다 욕망은
돌아가는 지붕 아래
하루 종일 나와 함께하지 않았는가? 연인들은
망설이고 있다
사진 한 장이 있다
거대한 인공 트리의 내부로
사람과 아이와 아이의 친구와 아이의 친구가 티셔츠에 달고 온 꽃씨와 연인과 나무 둥치를 박고 죽은 친구와 친구의 배우자를 배우자로 맞기 위해 이혼한 사람과 바퀴 달린 풍선과 돌려줄 수 없는 동전들을 쓸어 담는 직원이 들어갔다 나온다 몇몇은
미색의 종이에 편지를 써서 트리 내부에 걸어 둔다
대부분의 수신인은 곁에 있거나 이미 죽었다
모두가 읽는다
그렇게
당신의 사랑과 관용과 구름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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