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양안다 - 이해력

 

백야의 소문으로 영원히:양안다 시집, 민음사 숲의 소실점을 향해:양안다 시집, 민음사 세계의 끝에서 우리는:양안다 신작 시집, 아시아 작은 미래의 책:양안다 시집, 현대문학

 

 

 이어폰을 나눠 낀다 하나의 장르로 서로를 구속하는 일

 

 집 안에는 피아노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엄마의 애창곡을 치는 것이 화분들을 잘 자라게 만들었다

 

 골목은 달리고 있다 아이들의 뜀박질로 담벼락으로 혈관으로

 

 멀리 가면 안 된다, 엄마들은 자식을 지평선 너머로 가지 못하게 한다 그곳이 위험하다고 말하면서

 

 담쟁이넝쿨은 지겹게 담을 넘고 있다 이미 해바라기는 고개를 내밀고 있는데

 

 골목은 계절마다 다른 곳에 그늘을 키웠다 아이들은 매번 다른 부위에 상처가 나면서 피를 적게 흘리는 법을 배웠다

 

 애창곡은 달라지지 않았으므로 매일 같은 선율이 흘렀다

 

 함께 음악을 듣는 동안에는 멀리 갈 수 없다 골목이 나를 붙잡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