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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자 -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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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고 있었니

 어머니는 무릎에서 흘러내린 아이라는 거

 내 불행한 페이지에 서서 죄 없이 벌벌 떠는 애인이라는 거

 저만치 뒤따라오는 칭얼거리는 막내라는 거

 앰뷸런스를 타고 나의 대륙을 떠나가던 탈옥수라는 거

 

 내 몸 어디엔가 빈방에 밤새 서 있는 여자

 지익 성냥불을 일으켜 촛불을 켜주고 싶은 사람

 

 어머니가 구석에 가만히 서서

 나를 꺼내 읽는다

 

 자주 마음이 바뀌는 낯선 부분

 읽을 수 없는 곳이 자꾸 생겨나자 몸밖으로 나간 어머니

 알고 있었니

 기도하는 손을 가진 내 안의 양 한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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