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힐 굽 높이로 섰다
잘 보이기 위해
잔뜩 긴장한 불편은
풋풋한 특권
씨앗으로 꽉 찬 꼬투리, 여기
집 마당의 바람이 일자로 누워 잠자는 시간
그림자 하나 막 제 이름 밟으며 도움닫기한다
두려움의 꼭짓점은 좀 먼 데 있다는
만만함으로
에어돔 둘레를 껴안은 느낌
나이브한 말 한마디가
심정 속으로 뛰어들기 전,
눈 내리는 소리로 호흡을 멈춘다
눈 밟는 소리로 속삭임은 희미하고 또렷했다
과녁으로 나간 손가락들이 헐거워진다
다른 나라 무대였으면 좋겠다
모르는 말 모르는 얼굴 모르는 부족의 농담이거나 노래에
우뚝 서 있다면
소라고둥 귀를 닫아도 흘러들어 오는
나는 귓속말들의 총알받이
군침 흘리면 안 돼 쩝쩝 씹으면 더욱 안 돼
무심해 줘
홀씨처럼 흩어지는 목소리들
플렛 슈즈를 신은 기분으로
남아 있는 홀씨 자세로
일탈, 생각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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