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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명 - 새로움의 건축학

 

쇼펜하우어 필경사, 천년의시작

 

 

 새로움은 지칠 줄 모르는 무역풍에서 온다

 

 동전을 넣으면 토끼를 낳았다

 동전을 넣으면 소녀를 낳았다

 

 철문 열리는 소리마다 하나씩

 눈 깜빡 사이로 끼워 넣어

 

 동전을 넣으면 후배를 낳았다

 동전을 넣으면 스승을 낳았다

 

 소낙비 지나간 뒤 해가 보이기 전

 진하게 껴안기와 멀리 내쳐 버리기

 

 새로움은 천장을 모르는 바람

 새로움은 바닥을 모르는 바람

 

 동전을 넣으면 말씀을 낳았다

 동전을 넣으면 사랑을 낳았다

 

 첫 만남의 말할 수 없는 어감을 익히기 전에

 싱거워, 더 알고 싶지 않은 욕망으로

 

 동전을 넣으면 동생을 낳았다

 동전을 넣으면 나를 낳았다

 

 피를 나눈 형제 이전

 물을 나눈 형제로

 

 꼬리잡기 놀이처럼 행진

 잡히면 잘라 내고 행진

 

 가는 봄이 가지 않고

 오는 봄이 오지 않을 때까지

 

 동전을 넣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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