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털려 그늘이 없다
죄를 양식하는 뒤는 모르는 걸로 한다
아무도 다치지 않게 해 주세요
펄럭이며 노래하는 모래 언덕
건조대 위에 널려 있는 옷가지들
얼룩을 털고 있나
애인을 털리고 있나
모양이 다른 그림자는
모래알이 발성하는 뜨거운 전능 속으로 사라졌다
그녀가 들려주는 뼈 시린 피리 소리를
알고도 눈감은 척
척을 버렸다
가벼워졌다
빈 가방이 무거워졌다
그늘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어리석은 걸까
나는 성스럽게 투명한
투명한 반란에 갇혀
오래된 저녁까지 살기로 했다
비가 오면 사막은 증발해 버릴 거다
태양이 수거해 간 염문은 후렴이 사라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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