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소리 가득한 나뭇잎 사이로
여자애들의 노란 머리칼이 휘날리고
해바라기가 모여 있는 목책 곁
황금 수레가 구름을 가르며 지나가네
갈색 그림자의 고요 속에 침묵하는
흐리멍텅한 노인들, 서로를 껴안네
어여쁜 고아들이 저녁기도를 올리고
노란 안개 속에 파리들이 윙윙대네
냇가에서 아직도 빨래하는 여인네들
바람에 걸어둔 천들이 부풀어 오르고
내가 오래도록 마음에 두었던 여자아이
저녁의 음산함 사이로 또 걸어오네
미지근한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는 참새들
부패로 가득 찬 녹색 구멍들에 파묻히고
굶주린 자는 회복되고 있다고 착각하네
빵의 향기와 향신료의 냄새에 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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