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렴풋이 보이는 것들과
어렴풋이 보이지 않는 것들 사이에서
살아갔다.
겨울의 깊이가 맞지 않았다. 나는 열심히
각종 세금을 내고
신문을 읽고
거짓말을 했다.
조금씩 너를 바라보지 않는 것으로
너의 끝까지
닿으려고도.
나는 명료하게 살아갔는데
거울 속의 내가 어딘지 흐릿하였다.
말을 했는데 또
하려던 말과 조금 달랐다.
액수가 맞지 않고
기사마다 오탈자가 있었다.
그것들이 아주 흡사해서
나는 원숭이의 길고 아름다운 팔을 쭉 뻗어서
저기 저 어둠이 아닌 것을 콱!
움켜쥐었다.
네가 거기에 있었다는 것을 생각한다.
나는 안경을 바꾸었다.
사람이 사람을 죽였다고 한다.
더 깊은 곳에서 누가 그것을
살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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