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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 사랑하는 나의 연인

 

세 개 이상의 모형:김유림 시집, 문학과지성사 양방향:김유림 시집, 민음사

 

 

 서사가 있다면 다르 씨는 돌아올지도 모른다. 그 사람은 그렇게 말하고 방에서 나가버렸다. 화장실 갔다가 곧 돌아올 것이다. 사람들은 다르 씨를 벌써 잊어버렸다고 나는 생각한다. 뉘른베르크를 생각하고 사진사를 생각하고 라무네를 마신다. 그 사람은 거제 조선소에서 일한다. 그 사람은 허리가 좋지 않고 그래서 배가 나왔다가 배가 들어갔다. 그 사람은 다 늙어서 못 누리는 삶이 싫고 끔찍하지만 견딜 수 있는 만큼 견디는 사람이다. 그 사람 그 사람 나는 라무네(레몬맛)를 마시고 사람들은 다르 씨도 잊어버리고 다르 씨의 안부를 궁금해하던 그 사람도 잊어버렸다. 난 그럴 때 어떻게 해야 해? 사랑하는 나의 연인. 자리에서 일어나 테이블 위에 놓인 빈 병의 개수를 세네요. 갑자기 세레나데. 갑자기 펭귄 춤. 갑자기 갑자기 노래하고 외치고 실없이 웃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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