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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 12

 

세 개 이상의 모형:김유림 시집, 문학과지성사 양방향:김유림 시집, 민음사

 

 

 나는 임시 거처로 돌아가다가 편의점 앞에서 도마뱀 한 마리를 본다. 콘크리트 바닥에는 남자가 누워 자고 있다. 도마뱀은 자판기 안에 갇혀 있다. 들어갔으니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들어갔으나 나오지 못할지도 모른다. 남자가 자다가 일어나 걸어가고 나는 이게 전부 외국이라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나는 남자를 알기 때문에 남자를 쫓아가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남자도 그렇게 생각한다. 우리는 서로 집이 없어서 서로가 집에 가기만을 기다리면서 도쿄의 서울 밤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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