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으로 나간
내가 자꾸 비밀을 말하려 한다
말하지 마
말하지 마
내 두 귀에서는 상한 우유가 흘러내리고
엄마여
자꾸만 거품이 끓어 넘치는 비밀까지
대신 먹지 마세요
버리기 아깝다고
바닥에 누워
죽은 빛들로 가득한 밤의 혀를
언제까지
흘린 우유의 단백질이 응고되어가고
악취가 쏟아지는데
엄마
바깥에서 비밀을 버리고 돌아오는
나를 꼭 끌어안고
새 우유를 따뜻하게 데우고
갓 자란 세계가
나에게 자꾸 비밀을 말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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