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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 엘레네

 

세 개 이상의 모형:김유림 시집, 문학과지성사 양방향:김유림 시집, 민음사

 

 

 엘레네 일어나, 누군가 내 머리를 두드렸다. 책임질 수 없는 바람이 불고 있었다. 바로 이거라고, 생각하는데 엘레네 일어나, 누군가 다시 내 머리를 두드렸다. 여기서 멈출 수 없는 서사가 시작되었으면 좋았을 텐데. 남자가 개에게 끌려가고 있다. 목줄 없이도. 그들이 나를 한번 쳐다봐주길 바랐다. 나무에 뎅강 걸린 연의 꼬리가 흔들리는데 엘레네 일어나, 누군가 내 어깨를 두드린다. 나는 일어나지 않고 고개도 돌리지 않아왔다. 오래되었다. 오래되어 닳은 게 있다면 그게 내 이름이다. 그는 언제나 내게 거기까지 하라고 말했었지. 자 일어나, 누군가 머리를 두드렸다. 흰 배드민턴공이 지나가고

 

 여기가 끝인가

 일어날 수 없는 대상들:

 머리는 몸통에 대해 궁금해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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