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벌거벗은 채 누워 있어.
어디에? 우리집 욕실에.
죽었나?
죽었다.
악어는 좋아했나?
20세기 소년은?
장래희망은?
나는 잠시 외출했다가 돌아왔을 뿐인데
난데없이
인생이 깊은 늪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악어가 된 것 같아.
깊숙이
더 깊숙이
습한 욕실의 보이지 않는 곳으로
우리집 욕실에 죽어 있는 남자는
아름다운 몸을 가지고 있더군요.
희고
차갑고......
점점 더 부풀어올랐습니다.
시체는 괄호 속에 넣어둘 수가 없다.
팔이 툭 튀어나오고
자꾸 혀를 내민다.
동거냐, 사육이냐, 사물이냐.
나는 갑자기 뛰어나가 대문을 열었다.
미친 듯이 사람들을 불러모았다.
외치고 선언했다.
악어의 꼬리가 사라지도록
시체가 토막토막
거리로 흩어지도록
누구나 만져볼 수 있도록
공기처럼
늪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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