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미해졌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이미 전혀 다른 종족이다
돌이킬 수 없는 조각들의 날 선 모서리는 어리둥절한데
떨어져 나와서는 모두 죽음 이후였기 때문이다
이 생존은 긴 발작이다
꽃을 살리기 위해 살충제를 뿌리는 나날
얼마나 죽어야 아름다워질 수 있을까
복원을 포기하면서도 매번 떠올리지
떠올리지
낙원의 방향은 이후가 아니라는 것 사방으로 흩어질 때 원형으로 퍼지는 건 남들보다 멀리 가기 싫어서고
언제까지인가에 대해 생각해야 할 불가능한 시간만이 생겼을 뿐이다
낙엽도 빗방울도 눈송이도 입 밖으로 튀어 나간 말도 느린 눈물도 벤치에 수그리고 앉은 몸도
지구도
성하도
끝내는 숭배의 자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