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형이 여전히 순정적인 것과 같이
너의 순정은 여전히 두 다리 위의 멀미를 사랑한다
형사미성년자에서 촉법소년이 될 무렵까지
너와 나의 형틀이 외롭게 입을 닫는 겸손의 밤 부디
촛불이 만진 어둠의 청량감 이상은 뛰어넘지 않으리
생에서 몰까지, 줄곧 달리는 기차 안이었던 여자는
이제 자기의 신체놀이와 풍경놀이가 서로 어긋나는 걸 슬프게 바라본다
여름 한낮 계속해서 문턱은
침 많은 동물에게 참을성 없는 질문을 해대고
주인장은 뒷문을 열어뒀어
운 없는 사춘기처럼 걔네들은 적극적으로 달았어
입천장에서부터 목젖까지
절망적으로 복잡한 고모의 발
그걸 삼키려고 빈방에 앉아
휴지를 물고 다년초에서 일년초로 건너온다
누군가 내 벌레를 마치 자기 것처럼 갖고 놀았다
내 다리를 마치 곤봉 묘기처럼 하나씩 허공에 띄우며
애들과 짐승은 쏟아지는 환호성에 괴로워하는 나를
단지 새 바지를 뺏는 것으로 위로했지
우린 여름이 사라지는 하수구 구멍을 너무 많이 건너뛰고 있었다
원래의 세계는 이후의 세계로 우리를 데려오는 것을 깜박 잊고
누구와도 외로움이 섞이지 않도록 그저 앞으로만 터벅터벅 발을 내디뎠다
우리는 좀더 상상하기 위해 끝이 불로 지져진 꽃송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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