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냄새가 날까요 당신의 입속에서. 바람이 옷 속을 파고들었어요. 불룩한 가슴. 꼬리를 흔들며 킁킁거렸어요. 냄새나지 않는 인간이 되고 싶었거든요. 향기를 외면하고 싶었구요. 내가 지워질 때까지 닦았어요. 몸의 경계가 허물어질 때까지. 그러다가
거울 속에서 이상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흰 치아를 딱딱 부딪치며 비춰보고 있었어요. 붉은 거품을 뱉었어요. 믿을 수 없었어요. 주름을 내내 펼치고 다녔다는 것. 킁킁거리는 혀가 꽂혀 있다는 것. 심장이 붉다. 뜯어졌다. 뜯어진 심장을 얼굴에 지녀왔다는 것. 양치컵의 테두리에 흰 거품이 말라가고 있어요.
얼음에 입술을 대보았을 때. 영영 떨어지지 않으리라곤 생각 못했어요.
그림자가 포개질 때. 큰 귀가 축 늘어진 땡큐라는 이름의 옆집 개처럼
울음이 컹컹 터지리라곤.
입술이 뜯긴 채로 계속 살아 있게 될 것이라곤.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계영 - 환상통 (0) | 2021.01.14 |
---|---|
유계영 - 대관람차 (0) | 2021.01.14 |
유계영 - 실패한 번역 (0) | 2021.01.14 |
유계영 - 진술서 (0) | 2021.01.14 |
유계영 - 우리는 친구 (0) | 2021.0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