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안미옥 - 굳은 식빵을 끓여 먹는 요리법

 

온:안미옥 시집, 창비 힌트 없음:안미옥 시집, 현대문학 지정석(2019 제64회 현대문학상 수상시집), 현대문학 나 개 있음에 감사하오 : 개와 함께한 시간에 대하여 아침달 댕댕이 시집

 

 

 칼끝이 휘어져 있다

 부러지지 못한 구름이 멈춰 있다

 풀어지는 법이 없는 차가운 아침

 

 가장자리는 가장 먼저 변하고

 나는 가장자리의 기도를 들으며 식탁에 앉는다

 

 너의 안쪽 표정은 만져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주머니 없는 소문을 입고 있다

 

 오른쪽으로 누워 있는 사람은 계속해서 오른쪽으로 누워 있을 수밖에 없다고

 그래서 사람들이 울었다 오른쪽도 왼쪽도 필요 없다고

 

 나는 속도를 맞추지 못하는 버릇으로

 목소리를 찾고 있다 새파랗게 사과가 익어간다

 

 부드러운 우유와 설탕이 녹을 수 있는 온도

 한순간을 태워버리지 않는 용기로

 

 굳은 식빵을 끓여 먹는 요리법

 

 나는 매일 연습하고 있다

 어제와 다른 맛이 난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미옥 - 빛의 역할  (0) 2021.01.07
안미옥 - 치료자들  (0) 2021.01.07
안미옥 - 온  (0) 2021.01.07
안미옥 - 가정  (0) 2021.01.07
안미옥 - 천국  (0) 2021.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