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가운데 가위가 걸려 있다
가위는 벌어져 있다
가위는 팽팽하게 바닥을 향하고 있다
예민한 한사람과 무신경한 한사람
우리는 같은 침대에 누워 있다
촛농 속에는 촛농이 있고
칼 없이도 사라질 수 있었다
촛농 속에 숨겨둔 것이 무엇이든
반복과
너무 많은 반복 사이에서
반쯤 감은 눈은 반쯤 뜬 눈
우리는 깨어 있지만
등이 구부러지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
차갑거나 뜨거운 양손
많이 사용한다고 해서 따뜻해지는 것은 아니듯이
우리는 밝은 방 안에 있다
회복이 반복되는 것이 무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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