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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자 - 위험한 하나님

 

우리가 훔친 것들이 만발한다:최문자 시집, 민음사 파의 목소리:최문자 시집, 문학동네 사과 사이사이 새:최문자 시집, 민음사 최문자 시세계의 지평, 푸른사상

 

 

 아버지,

 어젯밤 이불이 젖었어

 그래 안다

 

 어제 전사처럼 싸우다 피 흘리고 돌아왔어

 나는 눈물보다 피가 많은가 봐

 그래 안다

 

 날마다 다른 내용의 피가 쏟아져

 그래 안다

 

 아버지는 

 내가 익사할 바다야

 위험한 근처까지 왔어

 그래 안다

 

 헤엄치지 마라

 어떤 손목으로도

 

 눈물보다 연약한 아버지를 낳고 싶었어

 그래 안다

 

 아버지,

 생선 가시가 많은 사람들이 나를 호명해

 더 많은 이불이 필요해

 

 그래 안다

 

 아버지

 착해질 시간이 없어

 그래 안다

 

 한 조각의 헝겊처럼 나는 펄럭펄럭 날아간다

 "그래 안다." 라고 말하는 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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