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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자 - 집

 

우리가 훔친 것들이 만발한다:최문자 시집, 민음사 파의 목소리:최문자 시집, 문학동네 사과 사이사이 새:최문자 시집, 민음사 최문자 시세계의 지평, 푸른사상

 

 

 과거를 모르는 오래된 먼지와 껍질이 없는 나의 기록들

 가만가만 생강 냄새가 난다

 

 조그만 눈물 같기도 하지

 조그만 뒷마당 같기도 하지

 골목이 막 달아났다

 여기서

 빗소리 같은 시집 몇 권 쓰고 수도 없이 돌아누웠다

 

 사라진 나의 아이들

 돌아온 나의 엄마들

 죽어 버린 남자들

 새로 이사 오지 않는 부부들

 가다가 내린 사람들

 

 종이에 다 쓰고

 나를 깜빡 잃어버리고

 꽃집에서 데리고 온 둥근 꽃들을 보고 웃는다

 나도 모르는 깜깜한 페이지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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