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모르는 오래된 먼지와 껍질이 없는 나의 기록들
가만가만 생강 냄새가 난다
조그만 눈물 같기도 하지
조그만 뒷마당 같기도 하지
골목이 막 달아났다
여기서
빗소리 같은 시집 몇 권 쓰고 수도 없이 돌아누웠다
사라진 나의 아이들
돌아온 나의 엄마들
죽어 버린 남자들
새로 이사 오지 않는 부부들
가다가 내린 사람들
종이에 다 쓰고
나를 깜빡 잃어버리고
꽃집에서 데리고 온 둥근 꽃들을 보고 웃는다
나도 모르는 깜깜한 페이지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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