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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녀 - B1

 

양들의 사회학:김지녀 시집, 문학과지성사 [민음사] 방금 기이한 새소리를 들었다 (마스크제공), 단품 시소의 감정, 민음사

 

 

 우리의 발목쯤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긴

 

 벽이 얇아서 다 들린다

 내려올 때도

 올라갈 때도

 절정이랄까, 내러티브 같은 것은 없지만

 발소리로 짐작되는 이 세계는

 어제 읽은 소설보다 더 재미있다

 

 지금 나는 나의 사후에 발표될 시를 쓴다

 슬픈 얼굴로 태어난 슬픈 얼굴

 언제든 수정될 이 문장으로 여긴,

 벽이 얇다

 

 더럽혀진 공기가

 발목을 스치고

 당신은 방금 나를 지나쳤다

 웃고 떠드는 사이, 우리의 발목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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