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발목쯤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긴
벽이 얇아서 다 들린다
내려올 때도
올라갈 때도
절정이랄까, 내러티브 같은 것은 없지만
발소리로 짐작되는 이 세계는
어제 읽은 소설보다 더 재미있다
지금 나는 나의 사후에 발표될 시를 쓴다
슬픈 얼굴로 태어난 슬픈 얼굴
언제든 수정될 이 문장으로 여긴,
벽이 얇다
더럽혀진 공기가
발목을 스치고
당신은 방금 나를 지나쳤다
웃고 떠드는 사이, 우리의 발목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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