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홍지호 - 아는 사람

 

사람이 기도를 울게 하는 순서:홍지호 시집, 문학동네

 

 

 가로등은 아래를 향해 있었습니다 그것을

 가로등의 관여라고 말해도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가로등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우주가 느껴질 때 힘들어

 당신이 말했습니다

 그것이 느낌뿐일 수도 있지만, 이라고도 했습니다

 

 나는 내가 아니라고 느껴질 때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비가 오는 날에

 가로등의 빛보다는 방향이 선명해질 때

 나는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신은 마음에서 들리는 소리가

 마음의 소리가 아니라고 생각될 때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나는 당신의 말이 말뿐이라고 느껴질 때 힘들었습니다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비는 어느 방향으로 내리고 있었습니까

 알면서도 묻게 되는 밤이 있었습니다

 

 머리부터 젖고 있었습니다

 양말까지 젖을 때까지

 양말이 젖는 방향이 확실하지 않다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당신은 내가 모르는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비가 그쳐서 힘들구나 당신이 말했고

 

 나는 모르는 사람과 걸을 때

 아는 사람이 생각나서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홍지호 - 어떤 객실에서는  (0) 2020.11.25
홍지호 - 코트  (0) 2020.11.25
홍지호 - 새들  (0) 2020.11.25
홍지호 - 씽크홀  (0) 2020.11.25
홍지호 - 존  (0) 2020.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