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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호 - 존

 

사람이 기도를 울게 하는 순서:홍지호 시집, 문학동네

 

 

 나는 존

 존은 나의 이름일 뿐만은 아니지요

 

 존

 사람들은 나를 그렇게 부릅니다

 그렇게 부르기로 결정한 사람들이 있었겠지요

 

 나는 존 나는 혼란은 아닙니다

 혼란을 일으키는. 그래서

 가끔 존에게 미안한 마음이 생깁니다

 

 창을 통해 당신이 지나가는 것을 봅니다

 창을 통해 당신과 당신이 지나가는 것과 당신의 부재와

 나의 마음을 보았습니다

 

 책을 함께 읽으면서 당신이 했던 이야기를 기억합니다

 문장을 읽고 또 읽으면 다른 문장이 된다

 같은 문장에서 다른 문장을 발견하면 다른 사람이 되는 거야

 

 그때마다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고

 사랑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창을 통해 서성이는 당신을 봅니다

 창을 통해 당신과 서성이는 당신과 서성이는

 나의 마음을 봅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문장과 창을 통해

 나는 자꾸 나의 마음을 봅니다

 

 서성거리지 말아주세요

 나는 인간성을 버려야 합니다

 

 나는 다만 당신을 사랑하는 존

 당신을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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