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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언 - 토요일 또는 예술가

 

[문학과지성사]거인 - 문학과지성 시인선 R 17, 문학과지성사 모두가 움직인다:김언 시집, 문학과지성사 한 문장:김언 시집, 문학과지성사 소설을 쓰자, 민음사

 

 

 이런 날이면 한 사람의 내가 시를 쓰는 것이다 한 사람의 내가 말을 걸고 사물은 밖에 있다 내 손은 문밖에도 있다

 

 한 사람의 내가 시를 쓰는 동안 문밖에는 몇 개의 렌즈가 더 있을까 우산은 내가 있고 한 사람의 내가 있고 그가 쓰는 또 몇 개의 렌즈가 즐겨 읽을까, 이걸

 

 시가 아니래도 좋다 온몸이 동공이거나 눈물이라도 좋다 어제는 나를 공격했던 말들이 여기까지 들어왔다 문을 열고는 안에 누구 없냐고 물어보는 것이다 온몸이 동공이거나 눈물인데도 누구는 있다고 한 사람의 내가 방금 막 썼다

 

 어제는 나를 공격했던 말들이 오늘은 나를 공격하게 만든다 도마 위에 있을 때 생선은 더 잘 보인다 바다에 있거나 민물에 있어야 할 그 몸이 이제는 도마에서 익숙한 포즈를 취하고 있을 때, 고기는 죽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가 있다 물고기가 울었다 이전에는 뱀이 울었다, 라고 썼다 성대와 울대 사이에는 또 한 가지 손이 있다 눈이 있으면 보라 뺨 맞고 우는 사람의 손을, 그 손이 또 누구의 뺨을 향해 뻗어가는가를

 

 숙련자의 손이라면 어루만지듯이 때린다 여기서 보기에 그렇다는 말이다 폭력을 감시하는 폭력은 언제나 한 박자가 늦다 가령, 잠깐 손을 얹었는데 내가 아이를 때리고 있었다거나 미안해서 고개를 숙였는데 내가 벽돌을 집어 들고 있었다거나 그도 아니면 이상해서 돌아보니 아까 그 머리채가 질질 끌려왔다는 식으로

 

 문밖에서 문을 기다리는 것처럼 한 사람의 내가 사물을 본다 렌즈는 이다음에 갈아 끼워도 늦지는 않다 렌즈를 갈아 끼우는 렌즈

 

 퐁주는 그때가 일요일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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