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천천히 집어삼켰다
아무 소문도 새어나오지 않도록
누군가의 귀에서 내가 확인되도록
여러 사건들이 이루어놓은 나의 몸과
마음과 이따위 상처 받기 쉬운 건물들
사이로
무수하게 많은 증거들이 떠다닌다
기침을 하고
튀어나오는 순간
말이 되어버리는 저 먼지
저 공기 하나가
눈을 가지고 있고 입을 가지고 있으며
나의 몸매를 이루어간다
아무도 엿보지 않는 굴뚝에서
또 한 사람의 입김이 흘러나올 때
풍선껌처럼 부푼 그의 육감이 실감 난다
냄새 때문에
나는 나를 지지하고
나는 내 주변을 맴돌아 흩어져가는
견해를 불쾌하게 인정한다
세포들의 증언이 결정적이었다
그의 눈과 입과 코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여기저기서 피투성이 내 얼굴을
보고하고 다녔다
그 손이
다른 손의 얼룩을 덮어간다
나는 묻어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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