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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오르크 트라클 - 영혼의 봄

 

몽상과 착란, ITTA 꿈속의 제바스치안:게오르크 트라클 시선집, 울력 푸른 순간 검은 예감, 민음사 색의 제국:트라클 시의 색채미학, 서강대학교출판부

 

 

 잠결에 내지르는 비명; 바람은 검은 골목을 내달린다,

 봄의 파란색은 부러진 가지들을 쥐고 손짓하고,

 자주색 밤이슬과, 사방에서 빛을 잃어버리는 별들.

 강은 녹색으로, 오래된 대로들은 은색으로 황혼에 물든다,

 도시의 탑들도. 오 미끄러져 가는 나룻배의

 부드러운 도취여, 어린아이 같은 정원 속

 지빠귀의 어두운 부름이여. 만발한 장미는 빛을 내고 있다.

 

 엄숙하게 굽이치는 물들. 오 물가의 젖은 그림자들이여,

 행군하는 짐승이여; 피어나는 신록의 꽃가지가

 수정 이마에 닿는구나; 물결에 흔들리며 빛나는 배

 언덕가 장미구름 안에서 태양이 조용하게 울린다.

 전나무 숲의 큰 고요, 강가의 심란한 그림자.

 

 순결을! 순결을! 죽음의 끔찍한 길들은 어디인가,

 돌 같은 침묵의 길들은, 밤의 거대한 바위들과

 평화를 모르는 그림자들은 어디인가? 빛나는 태양의 나락.

 

 누이여, 숲속의 외롭고 밝은 공터에서

 내가 너를 찾아냈던 정오에, 짐승의 침묵이 컸던 때;

 거친 참나무 아래 하얀 너, 은색으로 꽃피던 가시덤불.

 육중한 죽음과, 심장 속에서 노래 부르던 화염.

 

 한층 어둡게, 물은 물고기들의 아름다운 유희를 휘감는다.

 슬픔의 시간, 태양이 침묵하며 우리를 바라보는 순간;

 이제 영혼은 지상에서 낯선 것이 된다. 유령처럼 황혼은

 푸르름이 되어 벌목된 숲 위로 내려앉고, 멀리서

 어두운 종 하나가 마을에서 길게 울린다; 평화로운 동행.

 죽은 자의 하얀 눈꺼풀 위에 조용히 은매화가 피어난다.

 

 침잠하는 오후에 조용하게 소리를 내는 물들

 강변의 우거진 식물은 더욱 어둡게 푸르러지고, 장밋빛 바람 속의 기쁨;

 저녁의 언덕을 오르는 형제의 부드러운 노랫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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