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란에서 내 이름을 보고
장례를 치른 뒤
생일을 맞이했다. 축하한다고
즐거운 일들이 많았다고
목청껏 외치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아침식사를 하고 기도를 하고 출근을 했는데
시장이 나빠졌다고 한다.
내가 실직했다고 한다.
그 후로도 오랫동안
나는 또 태어나려고 했다.
잠자코 귀를 기울였다.
누가 농담을 했는데
그건 미래의 나와 내 부활에 대한 것.
꽤 정확한 악담을 뒤섞어서.
이건 그림자 같다는 둥
도마뱀 같다는 둥
나는 캘리포니아 같은 데서 조깅을 했다.
중국에서 중국인으로 살아갔다.
나이로비의 거리에서 조용한 성격이었다.
어디서나 돈이 부족했지만
꼬리는 없어서 자르지 못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아주 가까운 데서 당신과 대화를 나누었다.
조금 더 먼 데서 개죽음을 당했다.
하지만 아직 태어나지 않은 것처럼
사람들이 바라보지 않을 때
꿈틀,
기필코 움직이는 것.
나는 방금 또 죽어갔기 때문에
당신으로부터 축하를
진심 어린 축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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