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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욱 - 박스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이장욱 시집, 문학과지성사 기린이 아닌 모든 것:이장욱 소설집, 문학과지성사 천국보다 낯선:이장욱 장편소설, 민음사 동물입니다 무엇일까요:이장욱 시집, 현대문학 혁명과 모더니즘:러시아의 시와 미학, 시간의흐름

 

 

 어제는 육면체에 가까웠고 또

 들여다볼 수 없었지.

 오늘은 뜻밖의 곳에서

 뜻밖의 것들이 튀어나온다.

 두더지의 머리라든가

 누군가의 손에 들린 피 묻은 망치 그리고

 툭,

 어깨에 떨어지는 빗방울 같은 것

 칼끝 같은 것

 

 당신은 상자 속을 걸어갔네.

 큰 것과 작은 것이 들어 있는 거리를

 흔들어도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골목을

 상자 밖에서 드디어

 누군가 당신을 부르는 순간을

 

 헤이,

 사람들은 모두 등 뒤를 가졌지.

 여긴 공기가 희박해.

 한 문장보다 외로워.

 지금 나는 당신의 바깥에 있나 당신이

 나의 캄캄한 내부에 있나.

 

 끝까지 포기한 사람이

 망치를 들고 다가왔다.

 당신이 막

 상자에서 머리를 내미는 순간

 툭,

 떨어지는 빗방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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