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육면체에 가까웠고 또
들여다볼 수 없었지.
오늘은 뜻밖의 곳에서
뜻밖의 것들이 튀어나온다.
두더지의 머리라든가
누군가의 손에 들린 피 묻은 망치 그리고
툭,
어깨에 떨어지는 빗방울 같은 것
칼끝 같은 것
당신은 상자 속을 걸어갔네.
큰 것과 작은 것이 들어 있는 거리를
흔들어도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골목을
상자 밖에서 드디어
누군가 당신을 부르는 순간을
헤이,
사람들은 모두 등 뒤를 가졌지.
여긴 공기가 희박해.
한 문장보다 외로워.
지금 나는 당신의 바깥에 있나 당신이
나의 캄캄한 내부에 있나.
끝까지 포기한 사람이
망치를 들고 다가왔다.
당신이 막
상자에서 머리를 내미는 순간
툭,
떨어지는 빗방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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