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에는 뒤돌아볼 곳이 없어. 거대한 시선으로 가득해서.
쏟아지는 달빛처럼
밤처럼
우리는 출발하기 전에 거기
도착해 있었지.
밤의 수면에 떠오르는 부유물들
부풀어 오른 손가락들
아직 피사체가 지워지지 않은 눈동자
우리는 강변도로를 달렸다.
별들이 가리키는 곳이 없네.
구름이 어디를 바라보지 않았어.
움직이면서 움직이지 않는 달빛
수천 개의 손가락 아래
표지판이 맹세 중이다. 저쪽으로 가면 저것이 있고 이쪽으로 가면 이것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누구에게서 누구까지 마침내
존재하려고 했다.
제한속도를 넘어서
천 개의 강을 지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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