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두고 왔다.
앉아서 일어날 줄 모르는 나를 두고 오는 수밖에 없었지만 그때 보고 있던 게 멈추지 않고 흐르는 물이라서
어디 갔는지도 모른다. 어디 갔는지도 모르면서 여름이 오고
여름엔 장미가 피었다 지기도 하니까 붉어지는 데 집중하다 떨어진 장미를 집어 들고 어떻게든 해보려는 사이
장미는 다 어디로 갔다.
남겨두기 위해서라면 한 번쯤 비유를 끌어다 쓰는 수밖에 없었고 결국 모여 있던 아이들이 빠져나간 후에 남은 의자처럼
찾아가지만 않는다면
거기 그대로 앉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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