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임승유 - 공원에 많은 긴 형태의 의자

 

[문학과지성사]나는 겨울로 왔고 너는 여름에 있었다 - 문학과지성 시인선 547, 문학과지성사 아이를 낳았지 나 갖고는 부족할까 봐:임승유 시집, 문학과지성사 그 밖의 어떤 것 - 임승유 시집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9)[ 양장 ]

 

 

 나를 두고 왔다.

 

 앉아서 일어날 줄 모르는 나를 두고 오는 수밖에 없었지만 그때 보고 있던 게 멈추지 않고 흐르는 물이라서

 

 어디 갔는지도 모른다. 어디 갔는지도 모르면서 여름이 오고

 

 여름엔 장미가 피었다 지기도 하니까 붉어지는 데 집중하다 떨어진 장미를 집어 들고 어떻게든 해보려는 사이

 

 장미는 다 어디로 갔다.

 

 남겨두기 위해서라면 한 번쯤 비유를 끌어다 쓰는 수밖에 없었고 결국 모여 있던 아이들이 빠져나간 후에 남은 의자처럼

 

 찾아가지만 않는다면

 

 거기 그대로 앉아 있을 것이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임승유 - 새  (0) 2021.05.17
임승유 - 연애  (0) 2021.05.16
임승유 - 야유회  (0) 2021.05.16
임승유 - 화단 만드는 방법  (0) 2021.05.16
이영재 - 편집자의 시끄럽고 조용한 정원  (0) 2021.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