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재 - 편집자의 시끄럽고 조용한 정원

 

 

 

 오른쪽을 편집한다 오른쪽을

 먹고 오른쪽을 싼다 오른쪽을 세뇌하듯 오른쪽을 입고 오른쪽을 벗고 오른쪽을

 닦고 오른쪽을 세뇌하지 않듯 오른쪽을 타고 오른쪽을 쥔다 오른쪽은 언뜻

 오른쪽이다 소급돼 깨끗해진 방바닥을 닦는다 햇볕이 앉아 밝게

 밝게

 밝게 더러워진 바닥을 닦는다 오른쪽으로 닦는다 닦다보면 오른쪽은

 오른쪽이 닦는 자세다 자세가 유지되며 해가 기운다 나의 오른쪽은

 깨끗함이다 내가 닦아낸 밝음이다 나는 무결을 불안해하지 않고 불안의 깨끗함에 감탄하지 않는다 편집된 오른쪽이 오른쪽을 지탱하며 개념을 연역하고

 연역을 직관하고 직관을 연역하다보면

 오른쪽이었다 교육이 의심을 화해시키지 않아도

 변증을 건너뛴다 건너편 변증을 검열하지 않는다 직관이 의심 몰래 변증을 화해시키면

 조화로운 나의 오른쪽 손이 나의 오른쪽 손을 잡는다

 반갑습니다, 외로움이 불가능하듯 외로움은 불가능하고 오른쪽의 일부였던 나의 왼쪽이

 나의 왼쪽을 포옹해낸다 해할 마음을

 의심하지 않고 인간이 인간을 밝게

 밝게

 밝게 가해진 인간에 속력을 더하면 세뇌는 제곱된다 영향 없이 번복 없이 지난하게 날아가는 모난 돌은

 혹사가 아니다 사랑에,

 사랑에. 사랑에. 사랑에. 사랑에, 사랑에 수렴되는 속도로 나의 번복은 이미 너의 번복으로 소급된

 왼쪽이다 왼쪽의 너는,

 네가 된 기분이다

 

 사과합니다, 굉장하고 쓸쓸한 나의 편협이 굉장하고 쓸쓸한 너의 편협을 다정히 사랑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