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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민 - 건축

 

에로틱한 찰리:여성민 시집, 문학동네 부드러움과 해변의 신:여성민 소설, 민음사

 

 

 이언 커티스는 죽을 듯이 노래를 불렀고

 

 죽었다 무대 위에서 보여주던 몸부림은 벽이 무너지는 순간을 닮았다

 

 벽이 사라졌다고 생각해보자 계단은 한 그루 나무가 된다 광폭하고 슬픈 소리를 품고 있지만 이 나무로는 기타를 만들 수 없다 스스로

 

 나무에서 내려오는 뱀처럼 내가 콧노래를 부르며 떨어진다

 

 벽돌을 던지며 안녕

 

 방금 죽은 새처럼 붉고 단단하네 이륙하기 위해 벽돌은 건축을 택하고 편대비행을 시도하려 방마다 라디오를 켜네 벽이 투명해졌다고 생각해보자 목에서 금발의 전류가 발생하는

 

 커트 코베인은 죽을 듯이 노래를 불렀고

 

 죽었다 목이 부러진 기타로는 아름다운 정원을 세울 수 없다 뱀은 나무 아래 모자처럼 앉아 있다 더 많은 모자를 던지며 안녕 붉고

 

 선지 같은 벽돌들아 안녕 아픈 뱀이 모자 안으로 들어간다 아스피린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이제 모자를 너에게 준다 모자는 당장 슬픔을 배운다

 

 기타에 나무에 정원에 아스피린이 쌓인다 계단에 복도에 아스피린은 하얗다

 

 제니스 조플린처럼 못생긴

 

 내부에 하얀 벽의 거리가 생긴다 한 주먹 아스피린이 물에 녹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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