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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민 - 초록색 방

 

에로틱한 찰리:여성민 시집, 문학동네 부드러움과 해변의 신:여성민 소설, 민음사

 

 

 젖은 감자를 보면 종교를 갖고 싶어져 또는 젖은 종이

 

 미안해 내가 너를 아름답게 했구나

 

 너의 발이 나의 발에 닿아 있다 그 사이에서 따뜻한 종이는 생긴다

 따뜻한 종이에는 따뜻한 방이 있고 방에는 슬픈 야콥과 더 슬픈 야콥이 있다

 

 야콥은 누워 있다

 

 나는 따뜻한 야콥을 해부한 적이 있다

 피가 없는 야콥은

 

 젖은 종이

 

 나는 초록과 혼돈

 내가 찾는 것은 초록색 철사

 

 철사로 긁어서 내가 방을 만든다 방은 따뜻해지고 철사는 식어버린다

 철사로 방을 긁어 내가 다시 태어난다 방의 안쪽을 길게 긁어서 누워 있는 야콥이 태어난다

 

 미안해 내가 나를 성모라고 불렀어

 

 초록과 혼돈

 

 내가 찾는 것은 자주색 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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