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 갔다
아버지는 언제나 기도를 했다
무너진 교회에서 자매님과 자고
이미 지은 죄를 입고 그 위에 예복을 입고
우리에게 축복을 내렸다
아버지는 일요일의 이름으로 스스로의 비밀을
용서하셨다
우리는 뜻에 따라 두 손을 모으고 지붕이 없는 비밀에 대해 생각했다
루프탑에서 기도 끝에 죽은 동물을 즐겨 먹었다
할랄, 알라의 이름으로
자매님의 자궁 속 루프를 생각했다
숨소리까지 루프를 걸었다
루프를 건 모든 것들을 지키자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엄마와 나는 바짝 손톱을 깎아 놓고 잘못 깎은 손톱이 여기저기 튀어 오르고 옛날이야기처럼 아버지 거기는 팔뚝만 한 쥐가
되었다 밤이 낮이고 낮도 밤으로 다 가리고 아버지는 이불 속에서 숨죽여 찍찍거렸다 찍찍 믿었다 아래층 침대에 내가 누우면 아버지는 위층에서 침대를 흔들었다 아버지가 흔들리면 교회가 흔들렸다 오늘의 말씀 찍찍 아무도 십자가를 지지 않았는데 죄만 있었다
스팽글을 단 죄들은 빛도 없이 빛났다
나는 숯을 깎아서 아버지의 비밀을 적었다 여기서는 보이고 거기서는 보이지 않는 말을 뾰족하게 깎아 엄마를 찔렀다
보이지 않는 빛들이 말처럼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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