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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호 - 함께 세우는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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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에 갔다

 

 아버지는 언제나 기도를 했다

 무너진 교회에서 자매님과 자고

 이미 지은 죄를 입고 그 위에 예복을 입고

 우리에게 축복을 내렸다

 

 아버지는 일요일의 이름으로 스스로의 비밀을

 용서하셨다

 

 우리는 뜻에 따라 두 손을 모으고 지붕이 없는 비밀에 대해 생각했다

 루프탑에서 기도 끝에 죽은 동물을 즐겨 먹었다

 할랄, 알라의 이름으로

 자매님의 자궁 속 루프를 생각했다

 숨소리까지 루프를 걸었다

 루프를 건 모든 것들을 지키자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엄마와 나는 바짝 손톱을 깎아 놓고 잘못 깎은 손톱이 여기저기 튀어 오르고 옛날이야기처럼 아버지 거기는 팔뚝만 한 쥐가

 되었다 밤이 낮이고 낮도 밤으로 다 가리고 아버지는 이불 속에서 숨죽여 찍찍거렸다 찍찍 믿었다 아래층 침대에 내가 누우면 아버지는 위층에서 침대를 흔들었다 아버지가 흔들리면 교회가 흔들렸다 오늘의 말씀 찍찍 아무도 십자가를 지지 않았는데 죄만 있었다

 

 스팽글을 단 죄들은 빛도 없이 빛났다

 

 나는 숯을 깎아서 아버지의 비밀을 적었다 여기서는 보이고 거기서는 보이지 않는 말을 뾰족하게 깎아 엄마를 찔렀다

 

 보이지 않는 빛들이 말처럼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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