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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성은 - 하양 위의 하양

 

[아침달]새의 이름은 영원히 모른 채, 아침달

 

 

 액자 속에 오래 들어가 있어본 사람은 안다

 벽이 많아도 그림이 없는 이유를

 

 사면이 창문인 탑 속에서

 나는 발가벗었어, 하얀 달걀처럼

 당신은 붉은 화살들로 

 프리즘의 양끝을 겨냥한다

 

 다다이스트가 정사각형을 검게 칠하며 낄낄대네

 나는 기념비의 허무함을 생각하느라

 진지해졌는데,

 

 북극과 남극 사이 텅 빈 원통이 찌그러졌다

 마네킹의 목덜미에서 초록, 노랑 물감이 흘러내리네

 

 마룻바닥에 남은 흠집과 자국은

 당신의 영토로 가는 지도, 때문에 나는

 지도를 찍는 사람

 두 다리의 끝이 뾰족해져서 컴퍼스가 되었다

 

 액자 속에 오래 갇혀 있는 페인트 자국은

 상처처럼

 

 장난감 목마 위에 앉아 나는 내려다보았다

 수술 도구들을 집어던진 의사들,

 의사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