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그대'라고 감히 근칭하며 나를 쫓아내기 위해 유령 전체가 밤과 작별하고 있었다
금관악기가 나에게 한 이런저런 짓을 턱 위에 올려놓고
'넌 우리에게로 가고 있어' 그런 결백에선 저녁놀 냄새가 났다
너는 가져와야 할 표정을 하나도 가져오지 않았다
시계가 그것을 길고 축축하게 만들든 말든, 식민풍의 집에서 욕이 나오도록 슬프든 말든
이별이 개종의 위치라고 생각한 너는 그런 사랑의 태도를 좋게 여기지 않았다
'우리가 온 곳이 결코 우리가 갈 곳과 같지 않기를' 카멜레온은 색깔 없는 꿈으로 머리를 물들인다
별이 주사위의 점이 되는 그런 날 처음 빨던 날 너는 더욱 잡종 같아 보이고
자생자도 재생자도 되지 않기 위해 밀월의 위치가 바뀐다
물에 뜬 네 얼굴의 깊이이고자 한 인간은 과연 옳은가?
찌그러진 사물에는 찌그러진 신이 깃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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