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만큼은 은밀하고 뻔한
이명
손상된 콩팥의 소리
사람 위에는 사람을 이해한 적 없는 바람이 쌓이고 있는데
은밀하고 저능한 이명
얼마나 더 자세히 별들은
오징어처럼 어두운 하늘에 빨판을 매달고
사라지는 발과 사랑을 나누는 걸까?
앞으로 만날 계절의 개수는 줄일 수 없지만
앞으로 사라질 계절의 개수는 정할 수 있겠지
짧은 입술로 연결된 내 살에
노래는 최하등급 도장을 찍는다
이 순간만큼은 강에 차가운 지문을 찍는
물결의 소리
나로부터 들려오는 몇구절이 없는 공기
이명
사계절의 철없는 옷을 입고
빈칸에 닮은 도형 F'를 채운다
먼 이름과 가까운 이름을 묶기 위해
귀에서 나쁜 냄새가 났다
혀끝을 치조에 꼭 붙이고
초성보다 조금 더 뒤로 한번 사라지고 나서
'가다' '오다' '멈추다'와 함께
내가 비롯되는 곳
들판은 들판'을 걷는다
너와 너'는 그들의 입술과 고요히 섞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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