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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언 - 만남

 

소설을 쓰자, 민음사 모두가 움직인다:김언 시집, 문학과지성사 한 문장:김언 시집, 문학과지성사 너의 알다가도 모를 마음:김언 시집, 문학동네

 

 

 당신은 초조하게 기다린다

 나는 당신을 만나러 가지만

 한쪽 발이 어디로 걷는지 알 수 없다

 한쪽 손이 누구를 반기는지 당신은 알고 있는가

 

 누군가의 어깨를 건드리고 또 건드리며

 나의 발은 제 세계를 뚜벅뚜벅 걸어간다

 저 발이 몹시도 생소해 보인다면

 나의 걸음을 보라, 무릎 아래가 완전히 생략된

 이 걸음의 최종 목적지는 당신의 집인가

 

 그 너머인가

 

 한 사람의 손이 기다리고 있다

 초인종을 누르는 동안 황급히 뛰어나가는

 당신의 발놀림이 있다

 문을 열고

 

 우리는 등 뒤에서 서로를 껴안는다

 바로 앞에서 당신의 머나먼 소리가 들렸다

 어깨 너머로 나의 발이 이제 겨우 도착했다

 쉴 새 없이 옷을 벗기고

 

 너무 좁은 세계의 손과 발이 모처럼 쉬고 있다

 다른 침대에 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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