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안 - 환절기

 

웅진북센 아무는 밤 259 민음의시, One color | One Size@1 오빠생각(일반판):김안 시집, 문학동네

 

 

 불가능한 사랑과 불가능한 사랑의 폭력들과,

 노란 물탱크 속 투명한 물의 출렁임과 갇혀버린 강에서 자라나는 육식성의 푸른 풀들과,

 방바닥과 무덤 바닥과,

 지나버린 시간과 지나버려야 했던 시간과,

 네가 아니면 안 돼,

 몇 명의 연인에게 말했던가, 죽을 것처럼

 봄이 오면

 시들어버리는 꽃도 있겠지만, 죽으면 다시 피어나겠지만,

 거울과 거울을 들고 쫓아오는 이들과,

 옆집 새댁 아기가 신고 있던 작고 고운 신발과 몸도 입도 없이 신발만 남겨진 이들과,

 지붕과 지붕에 매달린 주인 없는 집들과,

 대기와 창살과,

 따뜻했던 당신의 방과 내 방 안으로 쏟아지는 못된 기억들과, 기억의 독재들과,

 아무것도 모른 채 다시 울창해질 언덕배기와 걸어 다니는 공포들과,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허연 - 상계동  (0) 2021.02.01
허연 - 전쟁 기념비  (0) 2021.02.01
김안 - 불가촉천민  (0) 2021.02.01
김안 - 지빠귀를 시작할 것  (0) 2021.02.01
김안 - 개미집  (0) 2021.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