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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연 - 기생 동물

 

세계의 모든 해변처럼:하재연 시집, 문학과지성사 우주적인 안녕:하재연 시집, 문학과지성사

 

 

 내 심장을

 다섯 개의 손가락으로 쥐어본다면

 부드럽고 따뜻할까 그 안에서도 조용하게

 단지 열심히 뛰고 있을까

 

 엄마가 모르게 태어난 나와 같이

 한 개의 숨소리가 들려온다

 또 한 개의 숨소리가 들려온다

 

 바깥이다가 안이 되어버리는 것들

 

 이곳으로 건너오고 난 후

 우주 한편에서 떠돌고 있을

 내 기억들이 가끔 생각난다

 그 기억들 안에 나는 아직 남아 있을까

 

 끝이 나기 전에 죽어버린 주인공이

 계속해서 주인공인 만화 속처럼 여기

 

 누군가 나를 불고 또 분다

 팡 하고 터질 때까지

 하나의 구멍으로 터져

 떠오르지 못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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