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살의 재채기 이후,
나는 만화 속의 내레이션이 되었다.
대사들이 마블링처럼 떠다니느
이 세계에서 어디를 펼쳐도
우리는 모두 사라진 무늬들
왼눈과 오른눈을 깜빡이면서
아름답게 보는 법을 나는 배웠다.
맨발이 까맣게 되도록 춤을 추다
잠에서 깨면,
여기는 만질 수 없는 풍경
휘발된 햇빛을 들이마시며,
나는 평면적으로 잘 자라난다.
이상한 정거장들의 표지판을
채 읽지 못하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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