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을 전후좌우로 멸하는 쓰라린 밤을 파랗게 삼키고 진행하는 감탄 하나가 있다
목 매단 질서가 전체로 얼어붙는 가로등의 하얀 숨결로
나비처럼 전진하는 핏빛 꿈으로 망각의 빗방울이 방울방울 방충망을 적시고
낑낑대는 개 하나가 가슴을 핥고 있다
모든 것을 죽이듯 그것을 죽인다
잊을 수 없는 물건들은 풍경에서 제외된다
괄호 속에 담긴 습관을 망각하고 밥을 먹다
흐르는 것들을 추적하는 언어는 사물을 말하지 못하는 비참을 과시하는 역사다
모든 시는 마지막 시다
그리하여 실패다
그것은 불투명한 차단의 살육의 마당
내 시는 솥 밑에 숨어 있다
바다
방파제
충격의 길목의 먼지새
목표인 죽음
낙엽은 땅에 닿자 불타오른다
음악이 끝나고 나는
변소로 간다
지친 윗입술은 정지된 그림의 붉은 빛이다
한숨의 방은 언제 삭제하는가
검은 잔 속의 투명한 얼굴
살냄새가 보고 싶다
검고 하얗고 빨간 책이 바람에 날리는 나의 골은
알록달록 꿰맨 짜집기의 누더기의 전선
여기서 빨리 나가자
시계탑
새들이 한꺼번에 날아 떨어진 심장
마라톤 선수 같은 활자
문은 비누의 지휘 아래 있고
담배는 칫솔의 영향 아래 있다
노란 색연필과 돌멩이 네 개와 지붕들 사이로 솟은
대추나무와 밥상 위의 쇠젓가락은 죄가 없다
모든 재앙은 죄가 없다
배고픈 사람처럼 이동하는 것들이 있다
가을의 대낮
빛은 방을 늘리고 있다
인간은 행동한다 그런데 왜 동행하지 않는가
비듬은 자신의 상황을 늘 유리하게 이끈다
그는 정지하며 빠져나가는 숨가쁜 골목이다
옆구리에 무거운 귀여운 주사기가 매달린다
견고한 눈이 내린다
장식이 없는 검은 여자의 입장
늘어진 성기가 황소의 살처럼 갈갈이 찢기다
작은 종소리가 깃털처럼 날리는 희한한 계절
왜 나는 자살하지 않는가
좌절에는 여운이 있다
차를 마시겠는가
차를 마시겠다
한숨 속에서 하나의 돛배가 누런 해를 향하여
시곗바늘처럼 진행하는 침착함
태어난 자리를 지키던 불안의 여자들
더운 혓바닥을 뽐내는 개
나의 눈을 쳐다보는 나의 눈
참느릅나무는 저쪽으로 자꾸 기울더니
우듬지가 뿌리 쪽으로 박혔다
휙 지우는 그림자꽃
해가 있다
있는 쓰르라미
사라진 산책의 남녀와 잔상의 푸른 새가 생산한 물방울
꽃은 마르고 젖어 발소리 찬란하게 강을 건너다
은행나무는 치솟고 해를 가진 심장은 담배를 빌리는
손가락을 다 보여준다
찢기는 호수는 하염없는 분홍이다
나의 시는 삐걱이는 심장
곪아가는 풍성함을 보이며 골목에 주저앉아
빈 술병을 빨며 웃고 있는 창녀
그러나 모든 내기는 지속한다
목을 꺾는다
비린내가 난다
하얀 것이 다가온다
인중에 눈을 맞춘다
열린 틈으로 들어온다
물을 따른다
수증기가 번진다
재떨이 속에 어지러운 빛은 우수수 떨어지는 고요한 발작
사물의 숙취는 섬망의 우울로 가장했다
종이처럼 추락하라
침묵의 휘황한 꽃잎의 어깨는 벗은 가슴에 산산히 부서지는 거짓
감상적인 물고기의 붉은 아랫배를 핥는 시인
곱은 실내는 담배 연기가 장악한 습관의 정적의 소음
망각 속에서만 이동한다
기억 상실을 확장하는 습관을 진행하다
겸손과 오만을 조작하다
영원처럼 망설이는 자
구름이 절제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희망적이다
나선으로 하얗게 나선으로 하얗게
옷을 벗어라
얼굴 위의 햇빛은 갈라진다
낮은 이렇게 차단되었다
커피를 한 잔 더 마시고 죽어야겠다라는 마음으로
살아 있다
암흑 속에서만 지나가는 여자가 보인다
거창한 표절과 우울의 활엽수
장엄한 진행의 방해는 낭비다
너의 아름다운 죽은 눈을 오늘도 한 모금 마신다
활짝 핀 무궁화꽃의 마비를 기획하는 모호한 쓰레기의
향기를 쫓아 가다 오다를 반복하다
종소리와 새소리와 눈과 비를 구분하지 못하다
배추흰나비가 움직이는 질서 쪽으로 움직였다
꽃병에 잠긴 꽃처럼 썩고 있다
좌절에는 여운이 있다
차를 마시겠는가
차를 마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