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이 지났을 것이다
서러움을 닮은 수증기가
유리처럼 침묵하고 있다
웅크리고 숨죽이는 우울한
들숨 너머 저기로
매끄럽고 물컹한 것이
솟아오르고 있다
그것은 휴식을 바라고 있다
익숙한 입김처럼
빗줄기의 습한 냉기가
몸으로 스민다
골목이 얼음의 빛을
밟고 맨발로 서 있다
있음이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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