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 위에서 출렁이는 돛
직물을 뚫고 나온 것들의 기법은
사랑 아니다
바구니 안에 꽂힌 나를
식물 아닌 걸 알면서도
솎아 내지 않은 너에게
단정히 사선으로 자르던 너에게
바구니가 방이 될 때까지
살을 덧대었다
슬픔이 더 큰 분자가 될 때까지
소금 그릇을 열 때만 나는 예민해지고
그 손으로 점심을 망치고
머그를 깨뜨리고
옷걸이에 걸린 얼굴을 깨뜨렸다
직물을 뚫고 나온 것들의 기법은
사랑 아니다
미래
희망
이런 말들은 누가 꽂아 놓은 꽃꽃이인가
나는 왜 닻을 내리려 했을까
어깨너비만큼 머무를 수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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